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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공항

그동안은 그냥 역겨웠지만 오늘은 뭔가 초현실적이었다. 국토부가 발표를 하루만에 뒤집었다. 그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 아니,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가덕신공항에 재 뿌리는 국토교통부 장관을 경질하라”고 했단다. Virtual Reality에 사는 것 같다. 다이얼 하나 쓱 돌리면 바뀌는 그런 세계. 가덕도에 헌 공항이 있었나, 왜 다들 가덕신공항이라고 하나? 온갖 게 다 짜증난다.

카테고리 없음 2021.02.26

All but human

영화 (2010)에 나오는 대사인데 한글 번역이 제대로 되었는지 궁금했다. 극장 상영본과 같은지는 모르겠지만, 네이버 영화에서 다운 받아 보니 짐작대로 오역이었다. ('헤일셤'은 영화 초반에 나오는, 아이들을 수용했던 학교 이름이다.) You have to understand, 너희들은 알아야 해 Hailsham was the last place to consider the ethics of donation. 헤일셤은 (장기)기증의 윤리를 고려했던 마지막 장소였어 We used your art to show what you were capable of. 우리는 너희의 미술작품으로 너희의 능력을 보여주려고 했어 To show that donor children are all but human. 기증(용) ..

영화 2021.02.16

달력 그림

오래전부터 연구실의 벽걸이용 달력으로 유명 화가의 (예를 들어 호퍼) 그림들이 있는 걸 사용했다. 그리고 해가 바뀌면 지난 걸 버리지 않고 보관해왔다. 그러나 이제 물건들을 조금씩 정리하면서 그것들도 쓸데없다고 생각하고 버리기로 했다. 그런데 아까운 게 하나 있었다. 다른 유명 화가들의 그림은 인터넷 등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지만 이건 백수정이라는 한국 작가의 작품으로 다른 데서 찾을 수 없었다. 2019년 달력인데, 달력 그림을 자주 쳐다볼 일은 없지만 그래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눈길이 간 그림들이었던 것 같다. 이후에도 이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 달력이 있는지 찾았으나 아쉽게도 없었다. 그림 12개 중에서 하나를 골라 스캔했다.

카테고리 없음 2021.02.15

현해탄은 알고 있다

세상에 이런 영화가 있었다니! 최고의 한국영화다! 보는 동안의 반응은 그랬다. 깜짝깜짝 놀랐다. 냉정을 찾은 다음에는 많이 누그러졌지만 말이다. 나의 표현력으로 이 영화의 특이함을 설명하기가 어렵다. 대사를 옮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지만, 한두 군데 예를 들겠다. (주인공 아로운은 학도병으로 일본군에 들어가 있고, 히데꼬라는 일본 여자의 사랑을 받는다.) 난 일본이 미우니까! 전 일본 아니에요 히데꼬라는 여자예요 여자는 남자에 따라 성이 변하고 국적까지 변하는 걸 아세요? 결혼은 친척끼리 안 해요 빵 터진 장면 중의 하나다. 적어도 피식민지 국민의 입장에서는 무거운 상황인데 여자의 대사가 매우 가볍다. 적절한 비유일지 모르겠지만, 백인 여자가 흑인 남자에게 인종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생물학적 거리..

영화 2021.02.09

Song

If I’m lonely 내가 외롭다면 it must be the loneliness 그건 가장 먼저 깨어나 of waking first, of breathing 도시의 새벽의 차가운 dawn’s first cold breath on the city 첫 숨을 마시는 외로움, of being the one awake 잠에 싸인 집에서 in a house wrapped in sleep 홀로 깨어 있는 외로움. If I’m lonely 내가 외롭다면 it’s with the rowboat ice-fast on the shore 그건 한 해의 마지막 붉은 빛을 받으며 in the last red light of the year 강가에 얼어붙어 있는 (보트), that knows what it is, that k..

2021.01.30

소나기

영화가 후반에 조금 처지는 게 아쉽지만 하나의 작은 보석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잘 알려진 황순원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원작과 달리 소년 소녀의 관계가 아슬아슬(?)하다. 사실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가능하겠다. 그래도 충분히 귀엽게 봐 줄 만하다. 고영남, 1978년. 위 프레임에서도 보듯이 색들이 매우 진하다(채도가 높다). 아마 필름 현상 과정에서 그렇게 한 것 같다. 필터도 많이 썼고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구도, 예를 들어 앞에 꽃 같은 걸 걸쳐서 찍는 것도 많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오히려 영화의 현실적이지 않은 면들을 커버하는 것 같다. 요즘 옛날 한국영화들을 보고 있는데, 시쳇말로 '힐링' 효과가 있는 듯하다. -----------------------------------------------..

영화 2021.01.23

Basic Economics (2)

아마존의 한 독자평을 보면 이 이 책에 대해 "균형이 잡히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인위적 시장 개입의 부작용을 잘 설명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정부의 역할이 없지 않은데 그것을 너무 무시했다는 것이다. 한 예로, 그 평자는 역사적으로 아동노동은 정부의 규제에 의해 없어졌는데 이 책은 그런 걸 거론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책이 균형 잡히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공감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 평자가 소웰의 논지를 잘 이해하지 못한 면도 있는 것 같다. 소웰의 이론을 적용해 보면 아동노동은 정부의 규제가 없어도 (거의) 없어질 것이었다. 내가 밑의 글에서 자본주의는 사람들이 '원하는 걸' 효율적으로 제공한다고 했다. 아동노동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게 아니다. 자신의 어린 자식들이 힘든 노동을 하는 걸 누..

카테고리 없음 2021.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