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tigo
근래에 영화 이렇게 재미있게 본 건 처음인 것 같다. 옛날에도 물론 재미있게 봤었지만, 그 동안 인생을 더 살았고, 영화도 더 많이 봤고, 그리고 무엇보다 영어자막으로 꼼꼼히 보니 대사가 참 재미있었다. 웃기다기 보다는 - 가끔 웃기기도 하지만 - 종종 다층적인 해석을 가능하게 하고 뭐랄까, 감칠 맛이 난다. 한글자막으로는 알 수 없는 한 예를 여기 올린다. 매들린(킴 노박)이 감사의 편지를 존(제임스 스튜어트)의 집에 넣어 놓고 돌아가려는데 문간에서 존을 만난 장면이다. 존이 손에 들고 있는 게 그 편지다. 편지의 내용이 직접 소개되지는 않지만 아마 끝에 "I hope we will meet again sometime."이라는 게 있었던 모양이다. 존의 "I hope we will, too"는 그것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