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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rdoz

존 부어맨의 영화들을 좋아하고, SF이기도 해서 보러 갔다. 아주 뛰어난 영화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크게 지루하지는 않았다. B급 영화를 보는 재미 같은 게 있다. 장면들이 엉성하다는 느낌을 주지만 별로 진부하게 여겨지지는 않았다. 개봉 당시 "벌거벗고 돌아다니는 숀 코네리 외에는 볼 것이 없는 졸작"이라는 평을 받았단다. 가끔 영생불사의 인간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게 되는데, 대개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건 좋은 게 아니란 결론을 내린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겨운지 아닌지 누가 그렇게 오래 살아 봤나? 현재만 해도 노인 문제가 많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노인들의 삶이 불행한 건 대개 건강과 일의 문제가 크지, 나이가 많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오래 살수록 불행하다면 ..

영화 2007.10.30

Rip off the roof and stay in bed

It's Raining Men "남자들이 비처럼 쏟아지고 있어요"라고 된 번역이 인터넷에 떠 있는데 황당한 번역 같아 보였지만 가사 내용을 보면 그런 뜻이 맞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문법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다. 처음엔 men이 아래의 예문에서처럼 감탄사로 쓰인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Just get on with it, man." "Man! that was close." 야후 사전: 와아!, 어럽쇼!, 저런!; 이 사람아, 이봐(*주의를 끌든가 놀라움을 강조할 때 사용). 하지만 가사에 실제로 남자를 언급하고 있고, 단수 man이 아니라 복수라는 점, 그리고 raining 다음에 콤마가 없다는 점 등으로 봐서 그게 아닌 것 같았다. "singing birds"(노래하고 있는 새들)처럼 ..

카테고리 없음 2007.10.23

The Finality of a Poem

All day, that 종일, 말하자면 is forever, 영원히, they fall, leaves, 그것들이 떨어진다, 나뭇잎들이, pine needles, 바늘 같은 솔잎들이, as blindly as 아무런 뜻 없이 hours into hours 시간에 시간이 흐르듯 colliding, 서로 부딪히며, and the chill 그리고 차가운 rain?what else 비 - 뭘 do you expect 기대하나 of October?? 10월에? - spilling from one 이 지붕에서 roof to another, 저 지붕으로 흘러내리는, like words from 이 입에서 저 입으로 lips to lips, your 옮겨다니는 말들처럼, long incertain 당신의 긴 불확실한..

2007.10.21

부산 2007

내가 놓친 건지 모르겠지만, 올 부산영화제는 크게 감동을 주거나 눈이 번쩍 뜨이는 그런 영화가 없었다. 피터 그리너웨이의 영화를 못 봐서 좀 아쉽지만 사실 꼭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본 것 중에는 밑에 올린 두 편이 가장 좋았다고 할 만하다. 올해는 비가 많이 왔다. 특히 개막식에 비가 온 건 처음이었다. 올해 또 특기할 만한 건 최근 몇 년과는 달리 술을 자주 마셨다는 거다. 월요일엔 무리하게 거의 새벽까지 마셨다가 탈이 났다. 끝나서 올라 올 때까지 감기가 떨어지지 않았지만 그 와중에 두 번을 더 마셨다 - 양을 자제하긴 했지만. 부산영화제에서 이렇게 감기가 걸린 건 처음인 것 같다. 나이를 생각해야 하는 건지. 컨디션 땜에 편수도 예년보다 좀 적다. 집결호 / Assembly / 펑 샤오강..

영화 2007.10.17

4 Months, 3 Weeks and 2 Days

상당히 새롭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유를 꼭 집어내지를 못하겠다. 소재 자체가 물론 새로운 면이 있다. 불법 낙태만 따지자면 새로운 거라고 할 수 없겠지만, 공산주의 국가에서의 그건 아마 다루어진 적이 없을 거다. 하지만 소재만으로 내가 받은 새로운 느낌이 모두 설명되지 않는 것 같다. 생긴 건 유럽/인인데 흔히 보는 '유럽영화'에서와는 달리 못 살아서 그런가. 루마니아는 동구권에서도 생활수준이 낮은 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영화의 스타일도 관계가 있을지 모르겠다. 주로 롱테이크가 사용되었는데, 흔히 롱테이크가 많이 사용된 영화를 보면 '일상'을 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 특히 중반에 거의 스릴러 수준의 긴장감이 있는데 카메라는 고정된 롱테이크다. 다만 친구(위 사진. 낙태 당사자보다 ..

영화 2007.10.10

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

패션잡지 Elle의 편집장이던 장 도미니크 보비란 사람이 'locked-in syndrome'으로 온 몸이 마비된 상태에서 쓴 자서전을 바탕으로 한 영화다. 눈만 움직일 수 있어서, 위 사진처럼 다른 사람이 알파벳을 한 자, 한 자 불러줄 때 원하는 글자에서 눈을 깜박임으로서 단어, 그리고 문장을 만들어 나갔다. 익숙해지면 속도가 빨라지긴 하고, 또 한 두 글자에서 이미 원하는 단어가 뭔지 (상대방이) 짐작할 수 있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어쨌든 그런 상황에서 책을 쓸 수 있었다는 건 대단하다. 받아적은 사람의 인내도 대단하고. 가끔, 온 몸이 움직일 수 없게 되는 상태가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보다 더한 악몽은 없을 것 같았다. 산 채로 묻힌 거랑 비슷하달까.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마비..

영화 2007.10.08

October

How suddenly 숲이 the woods 변하는 have turned 속도란! again. I feel 나는 like Daphne, standing 다프네가 된 것 같다 with my arms 서서, 팔을 outstretched 그 계절을 향해 to the season, 뻗는다 overtaken 색에 by color, crowned 압도된 채, with the hammered gold 납작한 황금 of leaves. 잎의 왕관을 쓰고. -- Linda Pastan 아직 좀 이른 것 같군요. 다프네 얘기는 아무 검색창에서 치면 나옵니다. 'hammered'가 좀 특이한 것 같다. 두드려서 납작해진 것 같은 모양이라는 건데 전체적인 분위기로 봤을 때 너무 과격(?)한 거 아닌가? 하지만 'outstre..

2007.10.02

September

Their summer romance 그들의 여름 로맨스가 over, the lovers 끝났으나, 그 연인들은 still cling 여전히 서로에게 to each other 매달려 있다 the way the green 나무에 leaves cling 녹색 잎들이 to their trees 9월의 in the strange heat 낯선 熱 속에 of September, as if 매달려 있듯이, 마치 this time 이번엔 there will be 가을이 no autumn. 오지 않을 것처럼 -- Linda Pastan 지구온난화 얘긴가... 이번에도 영어가 쉽습니다.

2007.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