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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법원 판결

지난 16일 대법원 판결의 한 핵심은 다음과 같다. 이재명의 거짓 발언은 상대 후보자의 질문이나 의혹 제기에 대하여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적극적으로 말을 한다는 것은 보통 남이 시키지 않는데 스스로 나서서 말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재명이 형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했냐는 상대 후보의 질문에 “그런 일 없습니다”라고 대답한 건 소극적인 발언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상대가 시켜서 말하게 된 것이니까.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건 거짓말을 적극적으로 했냐 아니냐이다. 상대 후보는 이재명에게 거짓말을 시키지 않았다. 상대 후보는 진실을 요구했는데 이재명이 거짓말을 했으므로 그건 적극적인 거짓말이다 - 상대가 거짓말을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나서서 ..

카테고리 없음 2020.07.18

박원순

박원순의 서울특별시장(葬)이 옳은지에 대해 논란이 많다. 관련 규정은 "기관장(葬)은 기관의 장(長)이 재직 중 사망한 경우나 기관 업무 발전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공무원이 사망하였을 때 거행한다"고 되어 있는 모양이다. 일견 해당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망한 구체적 이유를 전혀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본다. 가령 어떤 여자를 강간하려다 그 여자의 자기 방어 행위에 의해 사망했다면 기관葬을 하겠는가? 아마 아무도 찬성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박원순의 경우는 그것과 똑같지는 않다. 범죄 행위 중 사망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범죄 행위를 덮으려 한 것은 거의 분명하다. (여기서 그의 성추행은 팩트라고 전제한다.) 완전히 덮지는 못해도 최소화하려고 한 건 분명하며, 이건 당연히 비난 받아야 한다...

카테고리 없음 2020.07.12

Papusza

2013년 폴란드 영화로서, 최초의 집시 시인이라는 '파푸샤'의 인생을 담았다. 파푸샤(인형이라는 뜻)는 원래의 집시 이름이고 Bronislawa Wajs라는 폴란드 이름도 가지고 있다. 위 장면은 자신의 시(노래 가사)가 처음으로 출판되어 고료를 전해 받는 상황이다. "그것(시)들이 어떻게 내 것인가요? 그들 내키는 대로 왔다가 가는 건데."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 전문적인 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 할 수 있는 말이라고도 하겠지만, 예술 작품을 창작자의 소유로 생각하는 것에 너무 익숙해진 나에게 이 사고방식은 매우 신선했다. 그녀는 뒤에 이런 말도 한다: (약간 웃으며) "날 시인이라고 부르지 말아요. 자만심으로 죽거나 비탄으로 죽을 거예요." (비탄은 아마도 능력이 욕심을 못 따라가기 때문.) 위 사..

영화 2020.07.04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정부 비판을 잘 해 오던 진중권 씨가 이 사안에 대해 옹호하는 발언을 하길래 들여다 보았다. 청와대(일자리 수석)의 논리는 대략 다음과 같은 듯하다(기사). 1. 현재 공사에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일자리와는 상관이 없다. 2. 정규직이 되어도 연봉이 많이 오르지 않는다. 3. 모두 신규로 채용하면 일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실직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보안검색 정규직은 이번에 새로 생기는 것이므로 당연히 그걸 준비하는 사람은 없었다. 따라서 1번은 동문서답이다. 2번도 본질을 벗어났다. 연봉에 관한 가짜뉴스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공사의 정책에 대한 비난은 왜 공채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연봉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3은 실제로 조금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오랫동안, 가령 10년 이상 그 보안검색 ..

카테고리 없음 2020.06.26

John Bolton

요즘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의 회고록이 화제가 되고 있어서 참고로 내가 작년에 읽었던 글을 일부 소개한다. 그 글은 The Atlantic 2019년 4월호에 실린 "Will John Bolton Bring on Armageddon—Or Stave It Off?"이다. '전쟁광'이라고도 불린 강경파인 존 볼턴이 오히려 트럼프의 충동적인 행동을 제어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내용의 글이다. ------------------------------------------------------------------------ ... 볼턴은 심술궂고 정이 안 가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전 동료 한 명은 그를 "세상에서 가장 인색한(cheapest) 사람 중의 하나"라고 했고 다른 이는 "지독하게 불쾌한(un..

카테고리 없음 2020.06.20

Tour

Near a shrine in Japan he'd swept the path 일본의 한 신사(神社) 근처의 작은 길을 누군가 쓸고 and then placed camellia blossoms there. 거기에 동백꽃들을 두었다. Or — we had no way of knowing — he'd swept the path 아니면 - 우리는 알 길이 없었다 - 그 사람이 떨어진 꽃들 사이를 between fallen camellias. 쓸었는지도 모른다. -- Carol Snow 청소한 길 위로 꽃이 떨어졌을 수도 있지 않나? 아마 꽃송이 외에 다른 지저분 한 것이 없어서 그런 가능성을 배제한 것 같다. 예를 들어 바람에 떨어진 그대로라면 꽃잎이나 나뭇잎 등이 주위에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게 없이 깨끗했던..

2020.06.14

마스크의 모순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은 언제 마스크를 벗는가? 식사할 때, 말할 때, 운동할 때 이 세 가지가 대표적일 것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이 뭔가? 물론 입을 벌린다는 것이다. 입에서 나온 비말이 코로나19 전파의 주된 원인이라면 가장 위험한 순간에 마스크를 벗는 게 된다. 입을 다물고 있을 때는 - 따라서 비말이 나올 일이 없을 때는 - 내내 쓰고 있다가 말이다. 모순 아닌가? 물론 말할 때도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그들도 식사할 때는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벗는다. 그리고 사실 이때가 제일 위험하다. 일반적으로 사람 간 거리가 가장 가까울 때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뉴스에서도 식사 자리에서 전파되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술을 마시면 당연히 더 위험하다. 조심성이 없어지고 목소리도..

카테고리 없음 2020.06.07

사진

지난 4월 말에 찍은 사진. 학교에서 남산 산책로 올라가는 오솔길인데 지금은 입구를 막아놓아 갈 수가 없다. (사실 코로나 초기부터 막았지만 처음엔 엉성해서 뚫고 갈 수 있었다. 지금은 철저하게 막았다.) 산책로 쪽에서 거꾸로 접근할 수는 있지만 굳이 그럴 일은 없다. 1-2년쯤 후 봉쇄가 풀려 (풀릴까?) 다시 이 길을 가게 될 때는 길이 반쯤 없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은 생각보다 빨리 자연으로 돌아간다.

카테고리 없음 2020.06.04

절대 과반?

민주당 사무총장이란 사람이 현재 국회의원 의석은 민주당이 '절대 과반'이므로 상임위원장 전부를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체 절대 과반은 뭐고 단순 과반은 뭔가? 과반은 '절반이 넘음'이다. 절반을 단순하게 넘는 것과 절대적으로 넘는 건 어떻게 다른가? '절대 다수'(absolute majority)와 '단순 다수'(simple majority)에서 단어들을 가져온 듯하다. 어이없다. 다수는 많다는 뜻이므로 비교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즉 'A가 B보다 다수다'라는 문장이 가능하다. '상대적 다수'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과반은 그렇지 않다. 'A가 B보다 과반이다'는 문장은 성립하지 않는다. 즉 상대적 과반이란 건 없다. 따라서 절대적 과반이란 것도 없다. 머리 나쁜 건 정말 좌파의 특징인 것 ..

카테고리 없음 2020.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