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1

Slumdong

"Dreams are so many on the floor." 꿈이 너무나 많이 바닥에 떨어져 있죠. 쇼 진행자 프렘이 자말의 상금증서를 찢어서 버리며 하는 대사. 난 주인공 자말보다 이 캐릭터에 더 몰입되었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知的인 캐릭터랄까. 영화의 컷들이 점점 빨라져 어디까지 갈지 정말 궁금하다. 비주얼은 훌륭하다고 해야겠다. 계속 반복되니 그것도 식상해지긴 하지만. 끝에 발리우드식 춤 장면이 나오는데 이게 마치 이제까지의 '말 안 됨'을 정당화시키는 듯했다. 발리우드 영화라면 엄청 잘 만든 것이니.

영화 2009.04.01

English Patient

http://www.youtube.com/watch?v=7EZjQNLy3RM 글을 알마시에게 읽어주는 한나(줄리엣 비노쉬)와 글을 쓴 캐서린의 목소리가 번갈아 나옵니다. "해"는 너무 뜨거울 거라는 뜻일 테고, "그림"은 동굴 안에 있는 선사시대의 벽화입니다. My darling. I'm waiting for you. How long is the day in the dark? Or a week? The fire is gone now, and I'm horribly cold. I really ought to drag myself outside but then there'd be the sun. I'm afraid I waste the light on the paintings, not writing thes..

영화 2009.03.28

워낭소리

다큐멘터리에서 "연출"은 여러가지 형태로 있을 수 있다. 최대한 연출이 배제되는 것을 개인적으로 선호하기는 하지만 완전히 배제된 다큐멘터리는 있기 힘들 것이다. 문제는 어떤 형태의, 혹은 어떤 수준의 연출이 허용 되는가 하는 것일 테다. 난 허용이 되는 것 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본다. 하나는 연출임을 관객이 알 수 있는 것, 또 하나는 연출인 줄 몰랐다가 나중에 알았을 때 별로 배신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 전자의 예로서는, "재현"임을 분명히 밝히거나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더라도 앞뒤 상황 이나 관행으로 봐서 연출임을 대개의 관객이 알 수 있는 그런 경우를 들 수 있겠다. 후자의 예로서는, 인터뷰의 중간을 잘라내고 그냥 붙이면 영상이 튀니까 그 사이에 인서트 - 듣고 있는 사람의 표정 같은 ..

영화 2009.02.24

The Virgin Spring (2)

You saw it. 보았잖아요. God, you saw it. 하느님, 당신은 보았어요. The death of an innocent child and my vengeance. 죄없는 아이의 죽음과 저의 복수를. You allowed it to happen. 당신은 그것을 내버려 두었어요. I don't understand you. 당신을 이해할 수가 없어요. I don't understand you. 당신을 이해할 수가 없어요. (잠시 후) Yet still I ask your forgiveness. 하지만 그래도 난 당신의 용서를 구합니다. I know no other way to make peace with myself 마음의 평화를 찾는 다른 방법을 난 알지 못합니다 than with my ow..

영화 2008.12.14

The Virgin Spring

끔찍한 범죄에 가담한 (사실 이 아이는 방관한 죄밖에 없지만) 것 때문에 천벌을 두려워하고 있는 아이에게 거지가 하는 말. 실내에 피워 놓은 불에서 연기가 지붕의 구멍으로 나가고 있다. You see how the smoke trembles up in the roof hole? 연기가 저 위 지붕의 구멍에서 흔들거리는 게 보이지? As if whimpering and afraid. 마치 두려움에 떠는 것처럼 말이야. Yet it's only going out into the open air, 하지만 그건 열린 하늘로 나가고 있을 뿐이야. where it has the whole sky to tumble about in. 마음대로 뒹굴 수 있는 광대한 하늘. But it doesn't know that. ..

영화 2008.12.14

추격자 (The Times)

영국의 타임스가 "2008년 최악의 영화 100편"에 를 포함시켰다고 해서 찾아보았다. 국내 웹에 돌아다니는 번역이 잘못된 것 같아서 소개하고자 한다. http://news.empas.com/show.tsp/cp_do/20081209n03889 "잔인하고 짜증나는 스릴러"는 "scuzzy, violent thriller"의 번역 같은데, 여기서 'scuzzy'는 내가 보기에 영화에 대한 불쾌함을 표시한 거라기 보다는 - 그런 면도 있을 수 있지만 - 화면의 내용/스타일을 묘사한 것 같다. 즉, 장소(로케이션)가 더럽고 조명이 로키이고 잔인함이 노골적으로 묘사되고.. 등을 의미하는 것 같다. 흔히 "리얼하다"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게 아닐까. "교묘히 꼬인 줄거리"는 "The plot is deftly ..

영화 2008.12.10

Let the Right One In

평들이 상당히 좋은데, 난 뭐가 좋은지 잘 모르겠다. 상투적인 뱀파이어 영화랑 매우 다른 건 사실이지만, 장면의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다수 있었다. 연출력의 부족 같기도 하고 어떤 코드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한 예로, 이엘리가 "뱀파이어는 초대 받아야만 들어 갈 수 있다"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건 무슨 의미인가? 물론 "사랑한다고 말해줘" 혹은 그 비슷한 뜻으로 해석할 수는 있겠지만, 문맥에 힌트가 너무 없는 것 같다. 사랑한다는 말을 (확실히) 듣고 싶은 건 뱀파이어가 아니라도 가질 수 있는 감정 아닌가. 아님... 뱀파이어는 사랑을 받은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 말을 확실히 듣고 싶은 것인가. 제목 "Let the Right One In"이 이 대사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하..

영화 2008.11.27

2008 부산

스탈린의 선물 / The Gift to Stalin / 루스템 압드라쉐프 식상한 이야기 전개. 2% 부족한 연출/연기. 여잔 왜 그렇게 쓸데없이 예쁜지. 신의 사무실 / God`s Offices / 클레르 시몽 못 만들었다고 하긴 그렇지만.. 짜증. 그런 걸로 장편영화를 만드는 건 프랑스밖에 없을 듯. 일 디보 / Il Divo / 파올로 소렌티노 도대체 이탈리아 국내 정치사를 모르니 따라가기가 무지 힘들었다. 그래도 상당히 좋았다. 부정한 정치가를 다룬 영화는 드물지 않지만 이 영화는 꽤 스타일이 있다. 안드레오티의 촌철살인의 대사들도 좋다.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 게 아쉽다. 인터넷에서 찾은 것 중 하나: "We learn from the Gospel that when they asked Jesus ..

영화 2008.10.16

Entre les murs

올해 부산에서 본 영화 중 가장 좋았다. 별 사전 지식 없는 상태에서, 너무나 사실적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봤는데 알고 보니 다큐적인 요소가 많이 있었다. 선생이며 작가인 프랑수와 베고도의 원작에 바탕을 두었으며 그가 직접 출연도 하였다(위 사진). 학생들도 모두 실제로 학생이었다고 하는데 연기가 너무 훌륭했다. 자신들의 평소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학생들과 매주 워크샵을 하면서 구체적인 줄거리와 그들이 맡을 캐릭터를 정해 나갔다고 한다. 카메라가 3대 사용되었는데 하나는 선생을 계속 쫓고 또 하나는 그 장면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학생을 쫓고, 나머지 하나는 다른 학생들의 순간 순간을 포착 하였다. 그 순간의 대부분은 연출하지 않은 것이다 - 옆자리 애와 장난을 친다든..

영화 2008.10.14

모래의 여자

It's like building a house in the water when ships exist. Why insist on a house? 배가 있는데 물에 집을 지으려는 것과 같아. 왜 집을 고집하지? It's useless. The sand can swallow up cities and countries, if it wants to. 소용 없어. 모래는 도시도 나라도 삼켜버릴 수 있어, 마음만 먹으면. Do you shovel to survive, or survive to shovel? 살기 위해 삽질을 하는 거요, 삽질하기 위해 사는 거요? 1964년. 감독 데시가하라 히로시. 원작 아베 코보. 칸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파묻히지 않게 아득바득 삽질하다가 힘 빠지면 가는 게 인생이지 싶..

영화 2008.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