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1

The Big Sleep

She tried to sit in my lap while I was standing up. 서 있는데 무릎에 앉으려고 하더군요. (이 다음 장면에서 여자(카르멘)의 아버지에게 한 말. 카르멘은 정서불안에 nymphomania다.) Taxi Driver: If you can use me again sometime, call this number. 다시 이용하시려면 이 번호로 연락 주세요. Philip Marlowe: Day and night? 낮이나 밤이나? Taxi Driver: Uh, night's better. I work during the day. 밤이 더 좋겠네요. 낮엔 일해요. Vivian: You've forgotten one thing - me. (당신은) 한 가지 잊었어요 - 나요. P..

영화 2010.03.18

Avatar

드디어 봤다. 어느 영화든 사람이 많지 않은 데서 보는 걸 선호하지만, 이건 특히 많은 사람들 속에서 (혼자) 보고 싶지 않았다. 뭐랄까, 마치 놀이공원에 혼자 가는 것 같달까. 뭐, 혼자 놀이공원에 가는 사람도 있더라만. 절반 이상의 시간이 지날 때까지도 꽤 어지럽고 보기가 피곤했다. 내용은 어차피 유치원생 수준이라, 1시간 반쯤 지났을 땐 1, 2분 눈을 감고 있다가 보다가 했다. 그런데 마지막 1시간엔 그 동안 익숙해졌는지 어지러운 게 거의 없어졌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액션을 즐기면서 볼 수 있었다. 영화가 재미있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판도라의 원주민(?)이 인디언들을 아주 닮았다. 3D 액션도 즐기고 도덕적 만족감도 얻고. 일석이조. 돌 하나로 새 두 마리. 영화의 발명 이후로 가장 큰 기술적..

영화 2010.02.27

Inglourious Basterds

할리우드 영화 욕하기도 이제 지겹지만, 하도 평들이 좋아서 싫어한 사람도 있다는 걸 밝히고 싶다. 조마조마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 그걸 계속 끌고 가는 것. 뭐 상업영화가 그런 거라고 하 면 할 말 없지만, 호평이 과다하다. 마음 졸이는 상황이라는 걸 떠나 대사 자체만 보면 아무런 내용이 없지 않은가. 길이가 짧으면 또 모르겠으나 이 장면만 10분이 넘는다. 이 장면도 그렇다. 나치 장교가 나타나기 전까지 합치면 20분이 넘을 거다. 이 나치 장교가 등장하는 것도 매우 작위적이다. 마치 숨어있다가 나오듯 나타난다. 총격전의 결과도 개연성 이 없다. 한쪽은 미리 준비하고 있고 다른 쪽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는데 어떻게 그런 결말이 되나. 처음 한둘 총 맞을 때까지도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는 게 오히려..

영화 2010.01.04

Hiroshima Mon Amour

사랑했던 독일 군인이 프랑스가 해방되던 날 죽는다. 발광하는 여자를 부모가 창피하게 여겨 좁은 지하실에 가둔다. 그때를 회상하며 여자가 하는 대사. Hands become useless in a cellar. 지하실에서 손은 쓸모가 없어져요. They claw and scrape away at the rocks until they bleed. 벽을 할퀴고 문지르지요, 피가 날 때까지. It's all you can think of to help yourself and to remember. 견디기 위해, 그리고 기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에요. I loved blood since I had tasted yours. 난 피를 사랑했어요, 당신의 것을 맛보았기 때문에. "피를 사랑"한 건 히로시..

영화 2009.12.10

Moon

imdb의 관객 평점이 8이고, 몇 군데서 상도 받아서 기대를 하고 갔는데 영... 싸구려 SF였다. 저예산이라는 의미뿐 아니라 (그래도 SF라서 보통의 "저예산 영화"보다는 돈이 많이 든 것 같다) 별로 지적이거나 예술적이지 않고 그냥 할리우드 영화가 되고 싶었는데 투자를 못 받은 것 같은 그런 거다. 엉성한 구석도 많다. 실제 인물의 클론을 만들 필요가 뭐 있나. 그런 기술이라면 (에서처럼) 가짜 기억을 지닌 인조 인간을 만들 수 있을 테고, 아예 기억 같은 거 없는, 그러니까 자의식이 없는 로봇을 만들어 일을 하게 할 수도 있을 거다. 지구와 달 사이에 교신할 때 2초 이상의 지연이 있다. 영화에서는 그냥 앞에 두고 대화하듯 한다. 몰랐다면 한심한 거고 알았지만 관객이 쉽게 받아들이도록 그렇게 했다..

영화 2009.12.07

파주

시나리오로는 꽤 가능성이 있어 보였을 것 같다. 하지만 영화는, 저예산이라 어쩔 수 없는 면이 있긴 했겠지만, 연출이나 연기 많이 부족하다. 사람들이 가끔 웃었는데, 정말 재미가 있어서였는지 허무해서였는지 모르겠다. 스토리도 문제가 없지 않다. 가장 걸리는 부분은, 가스 호스를 가위로 찌른 우연과 언니에게 사고가 생긴 우연이 겹친다는 것이다. 가스가 샌다고 항상 폭발하는 게 아니다. 가스가 새면 보통 냄새로 알게 된다. 집을 나온 날과 일치하는 것도 작위적이다. 더 큰 문제는 사건에 '의도성'이 너무 없다는 것이다. 가위를 뒤에 숨기고 뒷걸음치다가 어디 걸려 넘어지면서 누군가를 찔러 죽게 했다고 하자. 이건 우연이 하나라는 점에서 더 단순하고 그래서 덜 작위적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사건에서 무슨 얘..

영화 2009.11.14

부산 2009

여기 저기서 상 받은 영화들을 주로 골라서 봤지만 마음에 와닿는 게 없었다. 올해 영화들의 수준이 낮아서 그런 건지, 특별히 수준이 낮은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봐 온 많은 영화들과 별로 다른 게 없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늙어가며 감성이 둔해진 건지. 호텔방에 들어가서 책이나 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고 고전(영화)을 한 번 더 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다. 1회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왔으니 무감각해질 때도 되었겠다. 영화 뿐 아니라 부산국제영화제의 모든 것이. 어제 본 가 그나마 "내가 감동을 받는 영화가 아직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했고 그래서 다소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다른 영화들에 비해 크게 뛰어난 게 아닐지 모르지만, 남미의 고난의 ..

영화 2009.10.13

Black

신파. 그러나 완벽함. 그런 면에서 2006년 부산영화제에서 본 랑 느낌이 비슷했다. 뻔하면서도 색다르다. 인도가 아니라면 이런 영화를 볼 수 없을 것이다. 여러 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주연들의 연기가 다 좋았지만 특히 선생 역의 아미타브 밧찬이 대단했던 것 같다. 보면서 계속 생각했다. "Only the educated are free"(교육만이 인간을 자유롭게 한다)라고 한 에픽테투스가 옳은지 생각할 능력이 없는 동물이 더 행복하다고 한 쇼펜하우어가 옳은지.. Life is like an ice cream...

영화 2009.09.13

Up

IMDB의 관객평점 8.8, 씨네21 8.54. 20자평의 평점도 평균 별 4개다. 주변에서 본 사람들도 아주 좋단다. 하지만 난 별로였다. 지난 인생을 빠른 템포로 보여주는 처음의 시퀀스는 꽤 괜찮았다. 적어도 할리우드 기준으로서는. 그래서 이후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우려낼 대로 우려낸 상투적 요소들.. 돈 많이 들인 할리우드 영화에서 뭘 기대할 수 있겠는가. 미국의 비만아들이 초콜렛을 좋아하면, 전세계 모든 동물들도 초콜렛을 좋아하는 줄 아는 모양이지?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도 힘겨워 하던 70대 할아버지가 슈퍼맨이 된다? 그건 노인의 '판타지'라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 자신의 경험으로나, 나보다 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의 글을 통해서나, 육체적 모험은 노인의 환상의 대상이 아닌 것 같..

영화 2009.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