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랑 호랑이가 함께 바다에서 표류한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원작이 있다지만 어쨌든) 참신한 것 같다. 바다에서의 이미지들도 심심치 않다. CG로 만든 호랑이도 굉장히 사실적 이다. 진짜 호랑이면 저렇게 연기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닫지 않았다면 CG라는 것을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을 정도다. 하지만 영화는 나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바다에서 여러 번 나오는 환상적인 장면들은 - 바다 표면이 거울처럼 하늘을 반사한다든지, 물속 시점에서 배와 밤하늘이 보이는 장면 같은 것들은 - 물론 예쁘긴 하지만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신의 섭리를 느껴라는 건가. 사람과 호랑이의 공존이 그렇게 환상적으로 아름답다는 건가. 그런 장면들은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다르다. 가령 노을..